나를 가슴 아리게 한 동생의 한마디

불합격

동생은 작년에 수능을 보고 물론 합격했을때 얘기지만...  올해 대학을 들어갑니다 전에 정시 가군 넣었던 대학이 후보 39번째라고 포스팅을 했었던 적이 있는데요 그 후에 지원했던 나, 다군 다 떨어져버렸네요 지금은 전문대 원서를 넣어놓고 2월 1일 발표나길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안 분위기가 좀 안 좋습니다 붙었으면 분위기도 살고 좋았을텐데 말하는 것도 조심스럽네요



<어렸을때 동생..집근처 해수욕장에서>


동생은 뭐 겉으로는 힘든 내색을 안하지만 속으로는 많이 속상하겠죠 내가 왜 그렇게 공부를 안했을까.. 공부를 좀 더했으면 붙었을텐데하고 말입니다 저도 고3때 지원한 대학이 떨어지고 나서 참 고등학교 3년동안 내가 뭘한걸까 하고 자책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한 순간 결정이 나는구나 하고 허탈해하기도 하고요



대학생활의 기대

그래도 너무 축처져있는 모습 보이지 않고 요즘 동생은 친구들과 헬스를 다닌다고 매일매일 헬스장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부모님한테 먼저 다닌다고 말도 안하고 친구에게 돈을 빌려 헬스장을 등록해주시는 센스?를 발휘해서 잘~다니고 있죠 몸이 좀 많이 마르고 왜소해보여서 걱정이 많이 됐었나봅니다 대학가면 이쁜 여자애들도 많을꺼고 멋져보이고 싶겠죠 ㅎㅎ 저도 마찬가지지만 동생은 남중, 남고 콤보를 거친 덕에 대학생활의 환타지가 넘쳐날껍니다 제가 대학가기전에는 논스톱이라는 시트콤에서 그려진 알콩달콩 신선한 대학생활을 봐온지라 전 더 기대가 더컸었죠 ㅎㅎ 가보니 웬 머스마들만 가득 (공대의 현실) 그 이쁘다는 공대 아름이는 어디에??




한창 합격에 기쁨에 겨워 대학생활의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어야할때 조마조마 합격하기를 바라는 심정이 어떨지.. 저는 가, 나, 다 군에 다 떨어져 보질 않아서 절박한 동생의 심정을 잘 모르겠네요 태연한척 헬스를 다니며 몸을 만들고 있어도 맘이 편할까요?


천원만...

오늘 아침 어김없이 동생은 헬스장에 출근을 합니다 출근하기 전 저에게

"형 천원만..."
"천원은 왜? 뭐하게?"
"아니 그냥"
이건 뭐 초등학교때 과자 사 먹는다고 돈 달란 소리도 아니고 과자도 요새 천원가지고도 왠만한거는 못사먹는데 어이가 없어서

"넌 참 천원이 뭐냐? 만원도 아니고 자 "
저 우주? 어느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비상금 5만원권을 꺼내서 줬습니다 중도 탈락한 마라토너처럼 어깨를 늘어뜨리고는 말없이 받아 나가는 동생 원래 표현을 잘 안합니다 무뚝뚝 ㅎㅎ ("잘쓸게 라는 말정도는 해줘야지 동생아....아름다운 세상 그만 살고 싶지않으면 말이야..." 평소 같으면 이랬을텐데 ㅋㅋ)

막상 동생의 "형 천원만...."이라는 말을들으니까 입천장의 상처를 까끌까끌한 혓바닥으로 문지르는 것처럼 저의 가슴이 아려 왔습니다 얼마나 기가 죽어있으면 그랬을까 괜찮은줄 알았는데 맘속으로는 많이 힘들어했던 거였습니다 사실 부모님이 동생 정시 다 떨어지고 나서 구박을 좀 많이 하셨습니다
"그러게 놀지말고 공부좀 하지 맨날 TV, 컴퓨터만하고!!" 
부모님도 속상하고 걱정되니까 그러셨겠죠 맘은 더 아프셨을겁니다 그래서 저까지 구박하는거는 좀 아닌거 같아서 그냥 지켜만보고 있었죠 기분도 풀어주고 용돈도 진작에 주고 했었어야 하는데..

뭐 "형 천원만.." 이 얘기만 듣고 너무 오바하는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껍니다 그 한마디 속에 동생의 현재 모든 감정이 담겨있다는 걸 20년동안 같이 산 이 늙은 형은 느낄 수 있습니다 



늙은 형이 있다

동생이 헬스장에서 집으로 온후에 붙잡고 동생보다 8년 더 산 인생선배, 형으로서 말하는데 지금 힘든거에 좌절하고 무너지면 더 큰 사람이 될 수 없다는걸 말해줬습니다 좋은 대학 나오는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먼저 사람이 되는게 더 중요하고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니가 하고 싶어하는 일 분명이 이룰 수 있을꺼라고 열심히 하라고 얘기해줬네요 제 말이 가슴속에 와닿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동생도 살아가면서 느낄껍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동생 전문대는 붙겠죠? 나까지 떨리네^^


동생아 힘내라 너의 뒤에는 이 늙은 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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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키 작은 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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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단테님처럼 든든한 형이있는~
    동생분이 너무 부러운데요~!
    분명히 올해 좋은소식이 들려올것 같은데요 ^^;

    2011.02.01 12: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오늘 발표하는 날인가요?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네요.

    2011.02.01 14: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인생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릅니다 ^^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길이 열릴 겁니다~
    화이팅 !!!! 힘내세요 !!!

    2011.02.01 15: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동생분 화이팅하시리라 믿습니다옹~ ^^
    화이팅팅!!!

    근디.. 논스톱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2011.02.01 16: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설마요~~
    동생분 잘 될거에요^^
    아그리고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저는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형님들이 용돈을 안주네요 ㅎㅎㅎ
    옛날이 그리워지네요

    단테님 명절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도 많이 받으시고요^^

    2011.02.01 17: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동생분에게 좋은 소식 들렸음 좋겠네요^^

    2011.02.01 18: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든든한 형이 있으니 동생분도 기운내고 열심히 잘 할것 같네요!
    8살 위면 늙은 형인가요? ㅎ 잘 다독거려주고 전문대 꼭
    합격해서 재미있는 대학생활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2011.02.01 19: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아고...저도 기도해드리겠습니다
    무엇보다 멋진형이 있어서 동생이 그래도 다행이네요^^

    2011.02.01 21: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형제지간 우애, 보기 좋습니다~~
    동생님, 앞으로 잘 되리라 믿숩니다~
    아자아자~

    2011.02.02 10: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8년이나 차이가 나는군요
    근데... 천원만 이라고 했는데 5만원씩이나 건네주시는 단테님은 멋쟁이시군요!!
    저도 천원만... 이라고 말하고 싶군요 -_-
    아무튼... 동생분 잘되셨으면 좋겠네요

    2011.02.02 12: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ㅎㅎ 그래도 이렇게 든든한 형이 있으니 참
    다행이네요. 어려움의 시기가 지나면 또 인생의
    좋은 밑거름이 되더라구요. 힘 내시구요.
    즐겁고 행복한 명절 되세요.

    2011.02.02 15: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좋은 소식이 있길 저도 바래봅니다^^
    설연휴 즐겁게 보내시구요~~

    2011.02.02 17: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우애가 남다르군요 동생도 형의 마음을 알겁니다 꼭 합격하시길 기원합니다

    2011.02.02 18: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좋은소식 있을겁니다.

    행복한 설 명절 되시구여~좋은 글 잘 읽구 가여^^

    2011.02.02 18: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즐거운 설명절이 되시고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파이팅 !~~~~

    2011.02.02 19: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그러게요..
    그런 심정 당사자만이 알겠지요?
    우리 조카도 (엄마는 돌아가심)
    작년에 떨어졌었어요.
    올해 다시 재도전..
    제주도에서 서울 상경
    고시촌에서 코피흘려가며 다시 수능준비
    올해는 드디어 교대 합격하였답니다.
    눈물이 다 나더군요.
    1년동안 지 혼자 얼마나 고생했을까 생각하니 더 안스럽고 대견하고..
    게다가 엄마도 없는데...
    핸드폰 문자 메시지 왔더군요.
    이모 나 합격했어요..라고 .
    2월에 고향 내려가면 정말 잘해줘야겠어요.
    동생분도 합격의 영광 있으리라 믿습니다.
    멋쟁이 형님 최고에요..

    2011.02.02 23: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사실 지금은 시련은 아무것도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예방주사 맞았다고 생각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물론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암튼 동생분이 힘내셨으면 좋겠네요..^^

    2011.02.02 23: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철썩 붙어서, 행복만땅인 모습으로 변했음 좋겠슴다...
    부러우면서도 은근~~~히~~ 형제애가 느껴집니다.
    새해에는 더욱 행복한 한 해 되시길 바래요.. ⌒⌒;

    2011.02.03 10: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형의 저런 마음 씀씀이가.. 동생에겐 정말 큰 힘이되죠

    2011.02.21 01: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로보

    두 분의 아름다운 형제애를 잘 보고 갑니다.
    동생분도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랍니다.

    2011.03.05 13: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